오늘은 [법무법인 정석]에서 ‘손해배상 청구-기판력 관련'에 대한 피고 승소사례’를 전해드리겠습니다.

[관련법률]

민사소송법 제202조(기판력의 객관적 범위)

① 확정판결은 주문에 포함한 것에 한하여 기판력이 있다.
② 상계를 주장한 청구의 성립 또는 불성립의 판단은 상계로 대항한 수액에 한하여 기판력이 있다.

[관련판례]

대법원 2001. 1. 16. 선고 2000다41349 판결 

기판력이라 함은 기판력 있는 전소판결의 소송물과 동일한 후소를 허용하지 않는 것임은 물론,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모순관계에 있을 때에는 후소에서 전소판결의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1다24847,24854(병합) 판결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동일한 당사자 사이의 소송에 있어서 변론종결 전에 당사자가 주장하였거나 또는 할 수 있었던 모든 공격 및 방어방법에 미치는 것이고, 다만 그 변론종결 후에 새로 발생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그 기판력의 효력이 차단되는 것이다.

대법원 2014. 10. 30. 선고 2013다53939 판결 건물인도등

소송물이 동일하거나 선결문제 또는 모순관계에 의하여 기판력이 미치는 객관적 범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당사자로부터 계쟁물 등을 승계한 자가 후소를 제기하더라도 후소에 전소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97. 1. 24. 선고 96다32706 판결 원인무효로인한소유권이전등기말소

후소가 전소판결의 기판력을 받는지 여부는 직권조사사항으로서 이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은 직권발동을 촉구하는 의미밖에 없으므로 법원이 이에 관하여 판단하지 않았다고 하여 판단유탈의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4다55698 판결 소유권이전등기

전에 제기된 소와 후에 제기된 소의 소송물이 동일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후에 제기된 소의 소송물이 전에 제기된 소에서 확정된 법률관계와 모순되는 정반대의 사항을 소송물로 삼았다면 이러한 경우에는 전번 판결의 기판력이 후에 제기된 소에 미치는 것이지만,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의 결론에만 미치고 그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의 존부에까지 미치는 것이 아니므로, 전의 소송에서 확정된 법률관계란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법률관계를 의미하는 것이지 그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피고의 감언이설에 속아 결혼을 하였다며 의뢰인인 피고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위 이혼 소송에서 피고 또한 원고와 피고의 혼인관계는 오히려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파탄에 이르렀다고 주장하였고, 결국 법원에서는 피고의 청구를 받아들여 원고의 귀책사유를 이유로 하는 이혼판결이 이루어졌습니다.

이혼 판결이 있은 후 약 2년이 지났는데 원고는 이혼 후 재혼녀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 할 정신적 고통과 트라우마가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또 다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본 법무법인은 위 이혼소송 당시 피고를 대리하여 재판을 진행하여 피고가 승소할 수 있었는데, 원고로부터 손해배상 소장을 받은 피고는 또 다시 본 법무법인을 방문하였습니다. 본 법무법인은 위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는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하여 기판력에 저촉되고 또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기판력은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하거나, 동일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모순관계에 있을 때에는 후소에서 전소판결의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작용을 한다고 판시한 후(대법원 2001. 1. 16. 선고 2000다4134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은 전소의 소송물(피고가 원고에게 과소한 용돈을 주면서 일방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하여 혼인관계가 파탄되었음을 이유로 한 위자료 청구)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할 것이므로, 후소인 이 사건에서 다른 판단을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자료 청구는 받아 들일 수 없다며 본 법무법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해설]

기판력이란 전소의 확정판결에서 판단된 내용과 동일한 사항이 나중에 문제되었을 때 당사자는 전소의 확정판결에 반하여 다시 다툴 수 없고, 법원도 이에 모순, 저촉되는 판단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기판력은 먼저 제기된 판결에서의 판단이 나중에 제기된 소송을 구속하는 기판력의 효과가 발생하게 되고, 이러한 효과의 당연한 귀결로서, 후소에서 전소 판단과 어긋나는 공격방어방법이 제출된 경우에, 그것이 전소 변론종결 전에 발생한 것이라면 이는 논리적으로 기판력과 모순되므로 배제됩니다.

이와 같이 기판력은 전소에서 확정된 법률관계가 후소에서 다시 문제되는 경우에 작용하게 되며, 그 구체적인 작용의 모습은 ① 전소와 후소의 소송물이 동일한 경우, ② 그렇지 않더라도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는 경우, ③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에서 확정된 법률관계와 모순되는 경우의 세 가지가 있습니다. 이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후소에서 당사자는 기판력 있는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할 수 없고 법원은 이와 다른 판단을 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A가 B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였다가 패소 확정되었는데, A가 B를 상대로 같은 청구를 하는 경우에도 법원은 그와 모순되는 판결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전소 확정판결이라는 사실만 있다면 청구를 다시 심리하지 않고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하게 됩니다(전소와 후소의 소송물이 동일한 경우).

또한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는 때에는 후소에서 전소판결의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A가 B를 상대로 소유권확인의 승소확정 판결을 받았다면, A가 B를 상대로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에 근거한 소를 제기한 경우에(전소는 소유권이 소송물이고 후소는 물권적 청구권이 소송물이어서 소송물 자체가 다릅니다.) B가 A는 소유자가 아니라고 다툴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후소가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과 모순된다면 그러한 후소의 주장 역시 허용되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A가 B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에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면, B가 위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그 말소등기를 청구하는 것은(전소는 이전등기청구권이 소송물이고 후소는 말소등기 청구권이 소송물이므로 소송물 자체는 다릅니다.), 확정된 이전등기청구권을 부인하는 것이어서 기판력에 저촉됩니다.

이러한 기판력은 당사자 사이에서만 미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정한 경우에는 당사자 외의 제3자에게 확장됩니다.

예를들어 변론종결 뒤의 승계인(A가 B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청구를 하여 승소확정 되었는데, 변론종결 후에 C에게 다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면, 위 판결의 효력은 C에게도 미치므로, A는 B,C 명의 등기를 다 말소할 수 있습니다.), 제3자 소송담당에서의 권리귀속주체(선정당사자가 받은 판결의 효력은 선정자에게도 미침), 당사자 등을 위하여 청구의 목적물을 소지한 사람, 소송탈퇴자(독립당사자참가, 소송승계참가 등) 그리고 신분관계(A와 B 사이에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판결이 확정되었다면, 다른 사람도 그 효력을 다투지 못함) 등 소송에서의 일반 제3자가 이에 해당한다. 후소의 당사자가 전소판결의 당사자와 사이에 이러한 관계에 있다면 그에게도 기판력이 미치게 됩니다.

본 사안의 경우 본 법무법인에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하여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주장, 입증 하였고 법원도 피고의 청구를 인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함으로써 의뢰인인 피고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기판력에 관련한 소송 사례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이처럼 민사, 형사, 가사 소송은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다보니 일반인이 신청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으므로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을 적극 권유 드립니다. 법률문제는 사실관계를 잘 살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절차에 대해서도 적절한 대응을 통하여 억울하거나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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